미국 제약·건강용품 업체 존슨앤드존슨(J&J)이 발암 논란을 일으킨 자사 베이비파우더 제품 제조 책임에 대한 배상금으로 89억 달러(약 11조7000억원)를 내겠다고 제안했다. 제품 안전성에 대한 의혹이 빗발치자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J&J은 2020년 탈크 성분이 들어간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한 발암 논란이 제기되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제안은 기금을 조성, 배상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든 자회사의 파산보호 신청이 기각되자 재신청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보다 앞서 2018년 미국 미주리주 배심원단은 피해자 22명이 J&J의 베이비파우더 속 석면이 든 탈크 성분이 난소암을 발생시켰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회사측에 46억9000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리기도 했다.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J는 제품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를 다루기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 ‘LTL매니지먼트LLC’의 파산보호를 재신청하면서 이 같은 배상 계획 승인을 법원에 요청했다. J&J는 2021년 10월 관련 배상 책임이 있는 사업부를 분할해 ‘LTL 매니지먼트 LLC’를 설립한 뒤 곧바로 파산보호 신청을 해 계류 중인 각종 소송을 중단시켰다.
J&J은 수십 년간의 과학 실험과 규제 승인을 통해 탈크가 안전하고 석면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8월에는 “모든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탈크 대신) 옥수수 전분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미 옥수수 전분 기반의 베이비파우더가 세계 각국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자체 조사 결과 J&J가 수십년 전부터 탈크 제품에 발암물질인 석면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회사 내부 기록과 재판 증거 등에 따르면 최소 1971년부터 2000년대 초까지 J&J가 사용한 탈크에서 소량의 석면이 검출됐다고 지난해 기사를 통해 지적했다.
이번 계획안에서 제시한 89억 달러의 배상금은 현재 가치 기준이어서 25년에 걸쳐 지급될 명목 가치는 12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획안에서 제시한 89억 달러의 배상금은 현재 가치 기준이어서 25년에 걸쳐 지급될 명목 가치는 12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J&J 측은 설명했다.
이번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제조물 책임에 따른 손해 배상금으로는 손에 꼽힐 만한 대규모라고 WSJ은 전했다. 흡연 피해 소송에 대해 담배 회사들이 1998년 합의한 2천60억달러나 의약업체가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문제와 관련해 타결한 500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한다. 비교적 최근에는 제약사 바이엘이 지난 2020년 제초제 ‘라운드업’ 소송을 해결하고자 110억달러 배상금 지급에 합의한 바 있다.
J&J는 베이비파우더와 진통제 타이레놀 등 소비자·건강사업 부문을 떼어내 켄뷰(Kenvue)로 불리는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킬 계획이다. 사업 분할 뒤에도 존슨앤드존슨에는 의약품과 의료장비 등 주요 사업이 남아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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